에센셜 오일에 대한 이야기는 꼭 버가못으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아로마테라피를 배울 때 향을 맡고 짜릿하게 행복함이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저에겐 벅차오르는 행복함으로 다가왔던 베르가못 오일은 "행복을 위한 에센셜 오일(Essential oil for happiness)"에 빠지지 않고 꼽히는 아로마 에센셜 오일입니다.
마음을 밝게 해주고, 특히 계절적 변화로 인한 우울한 마음 또는 스트레스를 개선시켜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해요. 해외에서는 겨울을 위한 에센셜 오일이라고도 부릅니다.
춥고, 밖에 나가서 놀기도 어렵고, 낮은 짧고 무료한 밤은 긴 겨울.
따사로운 햇살이 그립고 싱그러운 꽃향기가 아쉬운 차갑고 서늘한 그런 날에 잘 어울리는 에센셜 오일이예요.
베르가못 오일의 기본 사항
과명 | 운향과 (Rutaceae) |
학명 | Citrus bergamia |
추출 부위 | 신선한 껍질 |
추출법 | 압착법, 증류법(FCF) |
향 노트 | Top Note |
원산지 및 재배지 | 열대아시아 |
주요 성분 | linalyl acetate, linalool, limonene과 pinene, bergapten 등 |
주요 효과 | 항경련, 항우울, 항염증, 방부효과, 항바이러스, 균형 조절, 쿨링, 소화 촉진, 발적작용, 면역 강장, 방충, 배변 촉진, 신경 강장, 기분 전환 |
베르가못 오일은 에스테르계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요. 에센셜 오일의 화학성분 중 에스테르계 성분들은 진정과 이완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베르가못 오일은 행복감을 주지만 기분을 막 들뜨게 하는게 아니라 차분하게 진정시켜주면서 행복한 생각이 많이 떠오르게 도와주는 에센셜 오일이예요.
진정과 이완에 도움이 되면서 행복해지기 때문일까요? 베르가못 오일은 많은 논문에서 수면 유도용 에센셜 오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요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더 할게요.
베르가못은 이탈리아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어요.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방에서는 전 세계 베르가못의 80% 정도를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 프랑스 남부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도 재배하고 있다고 하네요. 베르가못 열매의 크기는 오렌지보다 약간 작고, 색은 라임처럼 초록색입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버가못 오일은 사실 알고보면 상당히 친숙한 과일입니다.
생과일로는 잘 먹지 않지만, 향긋한 향을 여러 식품에 활용하거든요.
홍차 중에 약간 향긋하고 부드러운 "얼 그레이 홍차"는 홍차에 베르가못 향을 더한 가향 홍차입니다.
밀크티로 많이 마시기 때문에 익숙하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
홍차에 베르가못 향을 더하게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19세기 영국 귀족들에게는 중국 푸젠성에서 생산되는 랍상소우총(Lapsang souchong, 立山小種, 입산소종)이라는 홍차가 대단히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너무 비싸서 유사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용안"이라는 과일의 향을 입힌다더라~ 하고 소문이 나서 상인들이 용안과 비슷한 과일을 찾다가 작은 크기의 베르가못을 보고 이거구나! 해서 이 향을 홍차에 입혔다고 해요(하지만, 용안의 향을 입힌다는 것은 카더라일 뿐입니다. 랍상소우총은 사실 소나무 태운 향을 입혀 훈연 과정을 거친 홍차예요.).
잘못된 소문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싱그럽고 향긋한 향이 홍차와 잘 어울려서 인기를 끌었고, 홍차 애호가로 유명한 그레이 백작의 이름을 따서 얼그레이라고 부르게되었다고 합니다.(Earl = 백작, Grey = Charles Grey의 성)
이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향수에도 정말 많이 쓰입니다.
향이 가벼워서 금방 사라지긴 하지만, 처음 느낌이 강렬하고 짜릿한 행복감을 줘서 많이 사용되나봐요
베르가못 오일일 들어간 몇 가지 유명한 향수를 소개해드릴게요
Acqua di Parma Blu Mediterraneo Bergamotto di Calabria
베르가못이 풍부하게 자라는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지역에 경의를 표하는 의므로 만들어진 향수라고 해요. 베르가못, 시더우드, 생강 등의 향이 어우러져서 싱그러운 자연의 향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Tom Ford Venetian Bergamot eau de parfum
톰포드의 베네티안 베르가못는 "감귤류의 왕자"에 대한 찬사를 표현했다고 해요. 사실, 베르가못의 이름이 왕자의 배(Pear, 과일 배)를 의미하는 터키어 "beg-armudi"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베르가못, 샌달우드, 블랙 페퍼콘 등을 풍부하고 따뜻하면서 약간 스파이시한 향을 표현한 향수입니다.
Byredo Palermo eau de parfum
바이레도의 팔레르모. 제가 참 사랑하는 향수인데요, 시칠리아의 베르가못, 프레시 머스크, 로즈 앱솔루트, 엠브렛 플라워도 여름을 표현했다고 해요.
Guerlain Aqua Allegoria Bergamote Calabria eau de toilette
겔랑의 아쿠아 알레고리아 베르가모트 칼라브리아. 베르가못에 대한 찬사를 담은 향수라고 합니다. 겔랑에서는 베르가못을 “Calabrian green gold”라고도 불러요. 베르가못과 페티그레인(쓴오렌지 나무의 잔가지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 으로 강렬한 시트러스의 상쾌함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에센셜 오일에 기대하는 것은 바로 효과!
폭식을 막아주는 에센셜 오일, 베르가못 오일
베르가못 오일은 소화를 돕고, 식욕을 정상화하는데 사용합니다. 베르가못은 흔히 식욕을 돋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그리고 이어지는 더부룩함에는 베르가못 오일이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실제 외국에서는 폭식증의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아로마테라피를 적용하기도 하는데요(에센셜 오일의 향은 음식과의 정서적인 연결을 조절하는 뇌의 특정 신경 회로에 작용한다고 합니다.), 폭식장애에는 시트로넬라 향을 가장 많이 적용하기는 하지만, 불안으로 인한 폭식증에는 베르가못 오일을 사용한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폭식증을 위한 아로마테라피로는 향을 맡는 것 보다는 캐리어 오일에 섞어 마사지를 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되는 베르가못 오일
시트러스 성분들이 그렇듯 베르가못 오일도 항균효과가 아주 뛰어난데요, 감기, 편도선염, 후두염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래서 겨울을 위한 에센셜 오일인가봐요
면역력을 키워주는 베르가못 오일
면역계를 강화하고 입술 헤르페스 등이 있을 때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염증성 피부를 위한 베르가못 오일
베르가못 오일은 항균, 항염 효과가 있어서 습진, 건선, 여드름 등 염증성 질환에 사용할 수 있어요.
특히 사춘기 스트레스로 인한 여드름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건선 등에 효과가 좋다고 하네요
긴장을 풀어주는 베르가못 오일
베르가못 오일은 머리와 목의 긴장을 풀어준다고도 합니다. 지긋지긋한 두통으로 아스피린을 달고 산다면, 오일 램프 등을 이용해서 베르가못 오일을 발향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베르가못 오일 블렌딩 추천
사실 다양한 향수의 탑노트로 사용되기 때문에 베르가못으 대체로 다양한 향과 두루두루 잘 어울립니다
상큼하면서도 살짝 묵직한 느낌이 있어 다른 시트러스 계열 에센셜오일보다 풍부한 향을 조향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베르가못 오일과 잘 어울리는 향을 추천할게요.
1. 유칼립투스, 티트리, 페퍼민트
이 계열들은 모두 싱그러운 풀냄새가 강한 향이죠. 뭔가 톡 쏘는 듯 한 느낌을 가진 향들인데요, 베르가못 오일은 이런 멘톨의 느낌이 있는 향들과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2. 프랑킨센스
베이스 노트로 묵직한 향을 주는 프랑킨센스(유향). 저는 프랑킨센스의 피부 재생 효과는 믿지만(제가 굉장히 애용하거든요) 이 향은 정말 좋은 줄 몰랐었는데요, 이 향이 베르가못과 섞이면 베르가못의 향을 오래 잡아주면서 베르가못의 또 다른 묵직한 느낌을 정말 잘 살려줍니다. 상큼한데, 이건 분명 상큼한데 어딘가 묵직하고 고급스럽게 다가오는 상큼함입니다.
3. 라벤더
아로마테라피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향이죠. 풀냄새 사이로 전해지는 꽃향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는 라벤더의 향은 좀 날카롭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어요. 꽃의 향이 나긴 하는데, 뭔가 날카로운 느낌이라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데, 이 라벤더가 베르가못과 섞이면 날카로움은 사라지고 훨씬 더 향긋하고 풍성한 향이 됩니다.
4. Clove Bud(정향) 에센셜 오일
클로브 버드 오일은 항균, 진통, 소화개선, 호흡기 질환 등에 유용한데 향이 좀 무겁고 약 냄새 같은 독특한 향취가 있어서 선호도가 극명하게 나뉘는 오일 중 하나예요. 그런데 베르가못과 섞이면 상큼하게 표현되면서 색다른 느낌이 납니다. 특히 약간 달달한 상큼함을 가진 오렌지오일과 함께 사용하면 더욱 풍부한 느낌을 낼 수 있어요.
몇 가지 베르디의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 블렌딩 추천 조합!
1. 베르가못 오일 2방울, 페퍼민트 3방울, 로즈마리 2방울
2. 베르가못 오일 3방울, 프랑킨센스 오일 2방울, 라벤더 오일 2방울
3. 베르가못 오일 3방울, 로즈마리 2방울, 유칼립투스 3방울
4. 베르가못 오일 1방울, 비터 오렌지 오일 3방울, 클로브 버드 오일 1방울, 진저 오일 1방울
5. 베르가못 오일 3방울, 펜넬 스윗 3방울, 클로브버드 2방울, 프랑킨센스 2방울
사용법:
오일을 섞은 후, 오일 버너로 발향해보세요.
향수 베이스와 섞어 향수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향수 베이스 10mL에 에센셜 오일 총 20방울을 넣어주면 향수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
베르가못 오일은 Bergapten 이라는 광독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래서 이 성분을 제거한 오일을 사용해야 하는데요, 이 성분이 제거된 오일은 FCF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Furo Coumain Free 라는 뜻으로 FCF라고 표시하는데요, Furo Coumarin이 바로 Bargapten 성분이예요.
모든 에센셜 오일이 그렇듯 피부에 사용할 때에는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캐리어 오일에 1~2%로 희석해서 사용하는데요, 베르가못은 희석해서 사용할 때에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광독성!!
FCF가 아닌 베르가못 오일을 캐리어 오일에 희석한 후 피부에 바르고 햇볕이 좋은 야외로 나가면 피부가 자극되어 가렵고 따끔하거나 피부가 갈변될 수있으므로, FCF가 아닌 베르가못 오일을 사용했다면 사용 후 최소한 4시간 동안은 직사광선을 피해야해요. 그래서 전 베르가못 오일은 주로 자기 전에 마사지를 하거나, 아니면 향수로 사용합니다.
FCF 오일을 사용하면 광독성을 해결할 수 있지만, FCF랑 그냥 베르가못 오일은 향이 미묘하게 달라서 저는 일반 베르가못 오일을 더 선호하거든요 ㅎㅎ
참고문헌 :
최승완. (2019). 에센셜 아로마테라피. 서울: 의학서원.
Caddy, R. (2000). Aromatherapy, Essential Oils in Colour. Amberwood Publishing Lim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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